‘아슬아슬’ 매너 없는 자전거 운전자, 사고 날까 ‘불안, 불안’

안수현 바이크조선 객원기자 이

입력 : 2017.09.18 14:54

‘Manners maketh man(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영화 ‘킹스맨’이 남긴 명대사다. 영화 내용과는 별개로 한 번쯤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만드는 말이다.

‘과연 나는 매너 있는 사람인가?’

요즘처럼 이기주의, 개인주의가 팽배한 현실에서 알게 모르게 튀어나온 비매너(非 manner) 행동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상대를 불편하게 만든다. 자전거를 탈 때도 예외는 아니다. 나만 편하게 달리면 된다는 생각으로 상대 운전자나 보행자를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넣는 운전자들이 있다. 공공장소에서 휴대폰을 ‘매너모드’로 설정하듯이, 자전거를 탈 때도 타인을 배려하는 ‘매너모드’를 가질 순 없는 걸까?


	자전거를 타고 스마트폰을 휴대할 때는 반드시 전용 거치대를 이용해 휴대폰을 고정하고, 두 손은 핸들을 잡아 균형감 있게 주행해야 한다.
자전거를 타고 스마트폰을 휴대할 때는 반드시 전용 거치대를 이용해 휴대폰을 고정하고, 두 손은 핸들을 잡아 균형감 있게 주행해야 한다. / 조선일보DB

자전거 운전 중 휴대폰 사용은 안 돼요!

요즘 라이더들은 스마트폰을 활용한 스마트한 라이딩을 즐긴다. 라이딩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주행거리, 속도, 소모 칼로리 등을 확인하고, 네비게이션 기능으로 손쉽게 길을 찾는다. 또, 블루투스 스피커 등 각종 IT 기기와 스마트폰을 연동해 좀 더 역동적으로 라이딩을 즐기며 자전거의 또 다른 재미를 찾는다.

이처럼 스마트폰은 일상생활에 유용한 물건이자 라이딩을 한층 즐겁게 만드는 자전거 필수품이기도 하다. 별도의 수납공간이 없는 자전거에 스마트폰을 거치하려면, 핸들바에 자전거 전용 거치대를 설치해 안전하게 스마트폰을 고정해야 한다. 그다음, 필요한 기능을 미리 설정하여 주행 중 휴대폰을 작동하지 않는 것이 안전한 자전거 타기의 기본 매너다.

하지만 일부 안전에 둔감한 라이더는 자전거를 타고 한 손으로 휴대폰 메시지를 확인하거나, 통화하기도 한다. 휴대폰을 보느라 전방주시에 소홀한 라이더의 자전거는 비틀비틀. 일반 도로는 물론 자전거도로에서도 아슬아슬하게 달리는 자전거는 다른 라이더나 지나가는 보행자를 불안하게 만든다.

실제로 자전거 주행 중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크고 작은 사고가 하루에도 몇 차례씩 발생한다고 한다. 스마트폰을 활용해 라이딩의 재미를 높이는 것도 좋지만, 그에 따르는 안전의식 역시 강화돼야 한다. 자전거를 타고 스마트폰을 휴대할 때는 반드시 전용 거치대를 이용해 휴대폰을 고정하고, 두 손은 핸들을 잡아 균형감 있게 주행해야 한다. 또한, 철저한 전·후방주시로, 지나가는 보행자나 운전자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없어야 한다.


	자전거 코스가 같거나, 함께 달리는 멤버도 아닌데, 모르는 사람 뒤에 바짝 붙어 가는 건 위험할 뿐 아니라 예의에도 어긋나는 행동이다.
자전거 코스가 같거나, 함께 달리는 멤버도 아닌데, 모르는 사람 뒤에 바짝 붙어 가는 건 위험할 뿐 아니라 예의에도 어긋나는 행동이다. / 조선일보DB

뒤에 바짝 붙어서 이러실 건가요?

자전거를 탈 때, 앞서가는 자전거 뒤에 붙어 공기저항으로 인한 체력소모를 최소화하는 기술을 드래프팅(Drafting)이라고 한다. 자전거 마니아 사이에서는 일명 ‘피빨기’라고 불리는 드래프팅은, 공기 저항을 줄이는 효과적인 라이딩 기술로, 실제로 자전거 경주나 그룹 라이딩에서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 방법으로 활용한다.

라이딩 중 특히 장거리 여행 중에는, 드래프팅 기술로 앞 라이더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여정을 함께하는 그룹이거나, 그렇지 않다면 적어도 상대 운전자에게 양해를 구한 상태라면 말이다.

그런데 자전거 경주도 아닌, 일상에서 어떤 양해의 말도 없이 뒤에 바짝 붙어서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운전자가 있다. 자전거 코스가 같거나, 함께 달리는 멤버도 아닌데, 모르는 사람 뒤에 바짝 붙어 가는 건 위험할 뿐 아니라 예의에도 어긋나는 행동이다.

뒤따라오는 라이더가 장시간 라이딩에 지쳤을 수 있으니 이 정도는 감내한다고 하자. 하지만 스피커를 달고 소음 수준으로 음악을 크게 틀거나, 자전거 휠에 LED 라이트를 장착해 번쩍번쩍 혼란스럽게 만들 때는 라이딩의 매력마저 사라질 지경이다. 감속하며 길을 비켜 주려해도 행여 부딪쳐 사고라도 날까 조심스럽다. 건강과 재미를 위해 시작한 자전거 타기가 스트레스와 안전사고의 위험으로 다가온다.

‘한 번쯤은 그럴 수도 있지’라는 이기적인 생각과 행동은 언젠가 반드시 본인에게 되돌아온다는 걸 명심하자. 나 혼자만 즐겁고 편안한 라이딩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서로서로 배려하며 안전에 유의하는 ‘매너’, ‘매력’ 넘치는 라이더로, 지금부터, 나부터 실천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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