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환의 자전거 피팅 교실 (7) ‘자전거 통증’ 대부분 원인이 있다-1

글·사진=손경환 수원여자대학교 레저스포츠과 교수

입력 : 2016.12.12 16:18 | 수정 : 2016.12.12 16:19

라이더들은 좀 더 나은 경기력과 기술력을 갖기 위함도 있지만 보통 통증 때문에 자전거 피팅을 한다. 통증 해소가 많은 라이더의 고민거리라는 것이다. 평소 일상생활에서 느끼지 못했던 통증이 자전거에만 올라앉으면 나타난다. 이런 통증들은 어떻게 해소해야 할까?

자전거를 타며 얻는 통증은 크게 두 가지로 당연한 통증과 그렇지 않은 통증이 있다. 어느 중년 라이더는 서울에서 춘천을 다녀온 후 엉덩이가 너무 아프다고 호소한다. 자전거를 처음 타기 시작했다는 여성은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다고 한다. 자전거로 충주에서 서울에 도착한 한 대학생은 종아리 근육이 마비가 온 것 같다고 말한다.

글쎄, 왕복 거리가 얼마인데 아프지 않은 게 이상한 일 아닐까?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빗자루질을 30분 동안만 해도 허리는 아플 수 있다. 이렇듯 자전거를 처음 접하거나 오랜 시간 자전거를 타고 과도한 업힐코스 라이딩 등에서 오는 통증들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통증들이다.

그럼 이런 당연한 통증들은 그냥 참아야 할까? 그렇지 않다. 이런 종류의 통증들은 꾸준한 라이딩을 통해 강인한 근력이 만들어지면서 점차 없어지거나 익숙해지게 된다.


	신체의 해부학적인 측면을 고려해서 라이딩 자세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신체의 해부학적인 측면을 고려해서 라이딩 자세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 출처 : http://thebikeshow.net/if-the-bike-fits/

그럼 당연하지 않은 통증은 무엇일까? 짧은 시간 라이딩 후 오는 통증과 극심한 통증으로 도저히 자전거에 올라갈 수 없을 만한 통증들을 의미한다. 자전거 라이더들이 호소하는 통증을 빈도가 높은 것부터 나열하면 안장통, 무릎통증, 어깨통증, 허리통증, 손바닥통증, 목통증, 발목통증, 허벅지와 고관절 통증, 종아리통증, 손가락통증, 호흡의 불편함 등이다.

자전거 피팅을 받으려는 라이더와 자전거를 관찰해보면 위와 같은 통증에는 분명한 원인이 있다. 다시 말해 원인을 찾으면 해결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많은 동호인이 이렇게 많은 통증을 겪으면서 통증의 원인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으며, 해결하는 방법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다. 이번 기고에서는 통증의 원인과 해결방법에 대해 설명해 보겠다.

자전거 라이딩 시 통증의 원인은 자전거 자체 문제, 라이더 문제, 라이딩 기술 문제로 나눌 수 있다.


	모든 통증은 신경계통과 연관되어 있다.
모든 통증은 신경계통과 연관되어 있다. / 출처: https://bikerowave.org/

먼저 자전거 자체 문제는 자전거 불량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라이더의 신체 특징에 맞지 않는 자전거를 선택했을 때 발생하는 통증을 말한다.

최근 자전거 타는 초등학생 셋을 만났다. 자전거는 누가 봐도 아이들에게는 커 보였다. 호기심에 자전거의 탑튜브 길이를 재봤는데 놀랍게도 두 대는 53, 나머지 한 대는 55였다. 반면, 아이들 키는 150cm 내외였다. 왜 그런 자전거를 샀는지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겠지만, 이렇게 맞지 않는 자전거를 타면서 통증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니겠는가?

자전거 자체 문제는 다양한 통증을 유발한다. 큰 프레임이나 긴 스템은 허리, 어깨, 손목, 손바닥 등에 통증이 발생한다. 잘못된 크랭크 길이 선택은 발목과 무릎, 허리에 통증을 일으킨다. 부정확한 클릿조정은 무릎과 고관절, 발목, 종아리 등의 통증 원인이다. 또 맞지 않는 핸들사이즈는 어깨와 목 그리고 가슴에, 변속기와 브레이크레버의 조정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는 손목과 손가락, 손바닥에 통증이 생긴다. 많은 라이더가 고민하는 안장도 높이와 각도, 위치가 정확하지 않을 때 통증 원인이 된다.

여기서 프레임이나 스템 길이, 크랭크 길이는 라이더가 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없지만, 안장은 그렇지 않다. 많은 동호인이 쉽게 안장 조정을 통해 통증 해결을 시도하지만, 생각만큼 쉽게 해결하지는 못한다. 대부분 안장통은 안장 각도에서 온다고 생각하고 안장 앞쪽 부위를 아래쪽으로 낮추어 라이더의 회음부 압박을 줄이려고 시도한다. 하지만 처음에 잠깐 통증완화 효과가 있다가 오래가지 않아 같은 통증이 나타난다. 앞쪽으로 각도를 낮추는 방법은 라이더의 골반구조와 라이딩 스타일을 고려해서 조정해야 한다.

특히, 안장통 해결은 안장 모양이나 각도보다는 라이더의 자세를 교정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고, 안장 위치 변경을 통해 해결하기 위해서는 라이더의 상체길이에 맞추어 조정이 필요하다. 여기서 안장 각도는 수평이어야 한다. 안장의 앞뒤 위치값은 사람마다 차이가 날 수 있는데, 앞쪽으로 위치를 바꾼다고 안장통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페달 주변 파워존에 영향을 주어서 자전거의 파워가 줄어들 수 있다.

안장통을 줄이는 방법은 안장을 교체하거나 각도를 낮추거나, 앞쪽으로 옮기거나 하는 방법보다 체중을 핸들보다 안장에 많이 실어주면서 허리와 등을 새우등처럼 구부려 라이딩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안장 각도와 위치 조정은 다소 전문적인 영역이어서 간단한 문제는 아니므로 일반 동호인은 각도는 수평, 위치는 중앙으로 맞추는 것이 라이더의 자세를 교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간혹 안장 교체를 시도하는데 지금껏 안장을 교체하면서 그 결과가 대단히 만족스러웠다는 동호인은 본적이 없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기성 안장은 평범한 좌골너비보다 약간 큰 안장을 조립해 출고되어 안장사이즈가 작아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자세 수정 방법은 유명 선수들의 라이딩 자세와 셀카로 찍은 자신의 자세, 특히 등과 허리 쪽의 자세와 안장에 체중이 얼마나 실리고 있는지를 잘 관찰‧비교하면서 교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안장과 핸들과의 체중비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는 라이더들에게 2:8의 느낌이라고 권고한다. 불가능한 체중비지만 최대한 그런 느낌으로 자전거를 타라는 의미이다.

일반 라이더들은 안장통의 원인이 안장에만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부분 안장을 교체하려고 하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을 토대로 보면 안장통은 안장보다는 스템에 문제가 있다. “스템?? 왜??” 갑작스러운 의문이 생기겠지만 스템이 지나치게 길거나, 낮거나, 각도가 맞지 않을 때 안장통의 원인이 된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딱딱한 바닥에 똑바로 누워서 잠을 자는 것이 매우 불편한 사람은 골반이 앞쪽으로 기울어있어 안장통을 많이 느끼는 편이다. 이런 경우 해부학적, 입체적으로 잘 살펴보면 스템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순히 안장통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손목과 어깨 통증을 동반해서 나타날 수 있다. 좀 더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하도록 하겠다.

글·사진 손경환
•수원여자대학교 레저스포츠과 교수
•ABI(Academy of Bike Industry)수석부회장
•FITVELO Bike fitting director(http://fitvel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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