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환의 자전거 피팅 교실 (10) 어린이 자전거 피팅,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선택 아닌 필수

글·사진=손경환 수원여자대학교 레저스포츠과 교수

입력 : 2017.02.08 14:37

입춘이 지나 자전거의 계절이 곧 온다. 봄을 맞아 이번에는 어린이들의 자전거 피팅에 대해 알아보겠다.

자전거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연령층은 단연 어린이들이다. 부모 입장에서도 자녀들이 자전거를 좋아하고 자주 탄다면 흐뭇할 것이다. 자전거가 어린이들과 부모에게 주는 기쁨은 생각보다 많은 요소가 있다.

다만, 자전거를 타는 자녀들을 보며 안전사고에 대한 불안함을 떨쳐내기란 쉽지 않다. 어린이 자전거 안전사고 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자전거 운전 미숙, 부주의한 자전거 운행, 어린이 체형에 잘 맞지 않는 자전거(조정이 제대로 되지 않은 자전거)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어린이 체형에 잘 맞지 않는 자전거나 조정이 제대로 되지 않은 자전거는 안전교육과 무관하게 어린이들이 자전거를 안전하게 다루기 어렵게 만든다.

자전거는 처음 구매하는 단계부터 적절한 사이즈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데, 보통 부모들은 자녀의 자전거를 선택할 때 자녀들의 신장이 커지는 것을 대비해 신체사이즈에 보다 큰 자전거를 고른다. 그렇지만 실제로 어린이의 키는 부모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디게 자란다. 이로 인해 아이들은 최소 1, 2년은 불편한 자전거를 감수해야 하고, 세월이 흘러 자전거에 맞는 키가 되면, 그땐 자전거가 낡아 사용하지 못하는 우스운 상황이 발생한다.


	그림 1. 어린이 키와 자전거 사이즈(출처 : http://www.nwtcjnr.com/)
그림 1. 어린이 키와 자전거 사이즈(출처 : http://www.nwtcjnr.com/)

위 그림처럼 어린이 키에 맞는 자전거를 고르는 것이 어린이 자전거 피팅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자 자전거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방법이다.

다음으로 적절한 자전거 조정이 필요하다. 성인인 부모 입장에서 자전거는 타이어 공기압과 브레이크 작동, 기어변속만 원활하면 문제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해마다 성장하는 아이들 입장에서 보면 성인들과 다른 조치가 필요하다.


	그림 2. 자전거의 선택과 안장 높이 조정(출처 : http://www.nwtcjnr.com/)
그림 2. 자전거의 선택과 안장 높이 조정(출처 : http://www.nwtcjnr.com/)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의 자전거는 정기적인 조정이 필요하다. 자전거에는 조정해야 할 부분이 생각보다 많다. 안장 높이와 위치, 각도를 편안하게 해주면 훨씬 편안하게 자전거를 즐길 수 있다. 그리고 핸들 높이와 각도, 브레이크 레버의 깊이와 각도 등을 어린이의 성장기 상태에 맞추는 것도 필요하다. 이러한 조정을 통해 자전거도 편해지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적절한 조정값으로 자전거 운행 시 위험상황에 쉽게 대처할 수 있고 나아가 안전사고 예방에도 매우 효과적이다.

다시 말해 어린이 키에 적합한 사이즈의 자전거라도 그 안에 조정해야 하는 부분들을 적절히 조정해주지 않으면 잘 맞지 않는 자전거와 마찬가지로 불편하고 위험한 자전거가 될 수 있다.

어린이들은 표현이 미숙해서 자기 자전거의 불편함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 성인들은 허리, 어깨, 엉덩이, 손목 등의 통증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으나, 어린이들은 자신에게 나타나는 불편함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런 불편함은 안전사고의 원인이 되므로 부모들은 좀 더 적극적으로 자녀의 자전거를 살펴야 한다.

적절하게 조정하지 않은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은 불편함이나 통증 등을 느끼게 되며, 불편함과 통증을 느끼는 아이들은 이를 회피하기 위해서 잘못된 자세로 자전거를 타게 된다. 이런 잘못된 자세는 부상의 원인이 되며, 특히 아이들은 성장판이 열려있는 대퇴골과 경골의 비정상적인 동작으로 성장 부진까지 발생할 수 있다. 성인은 통증만으로 나타나지만, 어린이의 통증은 물론 성장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림 3. 무릎의 정렬과 부상의 원인
그림 3. 무릎의 정렬과 부상의 원인

그림 3의 가운데 사진처럼 무릎이 정렬되어야 무릎 부상을 예방할 수 있는데, 특히 어린이는 성장판에도 부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런 부분들을 정렬하기 위해서는 안장, 핸들, 브레이크레버 등을 어린이의 신체사이즈에 맞게 조정해주어야 한다.

그렇다면 안장은 어떻게 맞추어야 할까? 일단 어린이의 인심(Inseam)의 길이가 중요하다. 인심을 재는 방법은 앞선 기고(손경환의 자전거 피팅 교실 (1) "Inseam"이 무엇일까?)를 참조하면 된다. 성인과 달리 어린이는 인심×0.7을 해서 나온 값을 기준으로 BB쉘 중심에서부터 안장 위쪽 끝까지의 길이를 조절해주면 된다. 물론 안장은 앞으로나 뒤로 넘어가지 않도록(수평) 해야 하고 앞뒤 위치는 싯포스트를 안장 중심에 조절해주면 간단하다. 그리고 안장이 높아지면 핸들이 낮아지는데 이것도 적당한 높이로 조절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어린이의 신장이 커지면서 손목이 꺾이는 현상이 있는데, 손목을 적당한 각도로 펼 수 있도록 브레이크 레버를 조정해줄 필요가 있다.


	그림 4. 헬멧도 적당한 피팅이 필요하다. (출처:http://www.pasafekids.org)
그림 4. 헬멧도 적당한 피팅이 필요하다. (출처:http://www.pasafekid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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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자전거 피팅 시 어린이들이 착용하는 헬멧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성인은 자신에게 맞게끔 스스로 조절하면서 헬멧을 사용하지만, 어린이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으므로 적절히 조절해준다. 성인들에게도 당연한 사항이지만, 특히 어린이들은 자전거 안전장비(헬멧, 장갑, 무릎보호대, 팔꿈치보호대) 착용은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중 헬멧은 자전거 낙차사고 시 제 기능을 발휘하고, 착용에 불편함을 주지 않기 위해서 그림 4와 같은 조절이 필요하다.

끝으로 자전거 피팅은 자전거를 타기 전에 선행되어야 하며, 피팅과 더불어 어린이들의 자전거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자전거 라이딩 교육과 안전교육, 기본적인 매너교육이 필요하다. 자전거를 타는 능력을 키우는 것과 남을 배려하는 라이딩 습관은 당연히 자신의 안전을 위한 가장 중요한 습관이기도 하다. 자전거를 좋아하는 자녀를 둔 부모들은 좀 더 자녀의 자전거 타는 습관을 관심 있게 관찰하고 지도해야 할 필요가 있다.

글·사진 손경환(질의:gogila7900@gmail.com)
•수원여자대학교 레저스포츠과 교수
•ABI(Academy of Bike Industry)수석부회장
•FITVELO Bike fitting director(http//:fitvel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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